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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일상

고기와 맞바꾼 내 패딩.... :(

by 새롬삶롬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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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울산 스케이트를 타러 갔다가 저녁으로 먹었던 고기. 

아마 세상에서 가장 비싼 고기였지 싶습니다.

 

남자친구가 패딩 벗어 놓고 갔다 오자 했지만, 저는 너무 추워서 가서 벗어놓고 먹으면 되지 하고는 입고 갑니다. (말 좀 듣지...)

 

고깃집에 가서 보니 의자 아래에 열어서 점퍼를 둘 수 있도록 한 의자가 아니었어요. 저희는 하는 수 없이 패딩을 벗어 저희가 앉은자리 옆 의자하나에 말아서 둡니다. 

 

행여나 고기 냄새가 베일까 봐 남자친구가 앞치마를 하나 가져와 위에 덮고는 테이블 아래쪽으로 들어갈수록 냄새가 덜 날까 싶어 의자를 집어넣어 둡니다.

고기

식육 식당이어서 고기를 사서 차림세를 내고 먹는 형식이었어요.  저희는 열심히 고기를 구워 먹습니다. 멜젓을 주었는데, 냄새가 아주 고약해서 이렇게 고약한 냄새 멜젓은 처음이야 이러고는 고기를 먹었습니다.


 

저희가 한 시간 정도를 고기를 다 먹고는 돌아가려고 테이블 안으로 옷을 접어 넣어둔 의자를 뺍니다.

응...? 옷이 뭔가에 걸린 듯 안 빠집니다. 뭔가 싶어 아래쪽을 보니 헐... 세상에

제 패딩이 테이블 아래쪽으로 튀어나와 있는 불판에 고기처럼 맛있게 익었네요....

 

패딩이 이렇게 불판에 익어서 구멍이 뚫린 적은 없었기에 저희 둘은 당황합니다. 보니까 심각하게 구멍이 나있었고(한 시간 동안 불판에 구워졌으니...;;) 냄새가 심하게 나고 있었습니다. 멜젓 냄새가 고약한 줄 알았는데, 이 옷이 타는 냄새였습니다.

 

이건 꿈일 거야 생각하며 저희는 우선 패딩을 들고 계산을 하고 밖으로 나옵니다. 계속되는 패딩의 탄내에 버려버리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저 패딩은 최근 강원도 놀러 간다고 사서 이제 두 번째 입은..  할부도 다 처리가 안된 저의 신상이었습니다... 

그래도 고깃집이 불타서 뉴스에 안 난 거만 해도 다행이라며.... 생각하고는

차마 버리지도 못하고 냄새가 계속 나니 우선 돌돌 말아서 집으로 데려옵니다.

불판에 잘 익은 내 패딩..

 

A/S..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혹시나 패딩을 샀던 매장에 전화를 해서 물어봅니다.

고기를 먹다가 패딩이 좀 타서 구멍이 뚫렸는데, 이것도 혹시 A/S가 가능하냐고..  안될 것 같지만 혹시 알아보고 내일 연락 다시 주기로 합니다.  엄마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더니 비싼 패딩을 왜 그렇게 조심성 없이 두냐고 한소리 그득 듣습니다.

 

방법은 저 매장에서 수선 가능하다 해서 보내거나 버리고 다시 사거나 이뿐입니다.

엄마가 알아봐 준 동래 '황금 바늘 옷수선' 집에도 연락을 해봅니다. 사진을 보내달라 하시지만, 보내 주니 사진만 보고는 수선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다음날 방문 해보기로 합니다.

 

원래 가지고 있던 김밥 패딩은 너무 무거워서 오래 입으면 어깨가 아파오기도 하고, 학생용인 것처럼 통으로 떨어지는 모양이라 이번 강원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창원 본가에 간 김에 엄마와 아웃렛 가서 산 가볍고 따뜻한 여성용 내 새 패딩... 

강원도 여행 무박 3일 정말 잘 입고 따뜻하게 잘 놀다 왔는데, 진짜 강원도 1회용이 되다니..

 

심지어 무급 리프레쉬 휴가 12월 한 달 하느라 돈 없어서 카드 할부로 산.. 아직 첫 달 할부금도 나가지 않은 내 새 패딩.. 

어떻게든 살려 보고 싶었지만, 냄새가 계속 나기도 하고 구멍이 너무 많이 나서 제가 봐도 가능성이 없어 보이긴 했습니다.

 

고민하다가 '황금 바늘 옷수선'에 가봅니다. 아주 유명하고 수선 못하는 것이 없다고 티브이에도 나왔다고 하네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지고 가봅니다. 사장님이 보시고는 덧대어 붙일 원단이 모자라기도 하고 애써 덧댄다 해도 티가 많이 나고 수선비도 30만 원은 될 거라며, 안타까워하시며 수선 불가로 하시는 게 어떻냐고 합니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마치 사망 선고를 받은 듯 한 기분으로 착잡하게 돌아옵니다.

 

집 앞 NC백화점에 샀던 브랜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한번 가봅니다. 혹시나 이벤트를 해서 내가 산 가격보다 더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어서 기대하면서 가봅니다만 제가 산 가격 그대로네요.

 

남자친구와 영캐주얼 층을 한 바퀴 돌면서 구경해 보며 다른 패딩도 입어보고 했지만, 더 이쁘고 마음에 드는 패딩이 있다면 살 생각이었지만,  저 패딩만큼 가벼운데 따뜻한 패딩이 없네요.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 검색을 해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지막으로 처참해진 패딩과 마지막 인사를 한 후 보내줍니다.

불타버린 내 새 패딩

오 롯데백화점 온라인몰에 같은 제품이 12만 원이나 저렴하게 올라와있습니다. 오프라인 보다 온라인이 유통 비가 덜 붙어서 싸다고 하네요. 저는 그 사실을 이제야 압니다. 하하하 또 하나 배우네요!

 

결국 처음 붙어있던 할인 없는 원가 가격으로 두 개를 산 격이 됩니다.

 

롯데 백화점 온라인몰로 오프라인 보다 12만 원 저렴하게 다시 같은 패딩으로 주문을 합니다. 

마음이 착잡했지만, 많은 것을 배웠던 깨달았던 패딩과의 이별이었습니다. 


그리고 주문 한지 2일이 지난 오늘, 택배로 새로운 패딩을 받습니다. 

새로 받은 새 패딩

 

택배로 받으면 패딩의 솜이 숨이 죽을까 봐 걱정했지만, 꽉 접어서 넣지 않아서 인지 풍성한 패딩으로 받았습니다.

모자도 저렇게 동그랗게 접어진 채로 와서 모자에 달린 털 또한 눌러지지 않았어요. 다만, 한 부분의 털이 약간 반대쪽으로 뉘어져 있었지만 이 정도야 만지다 보면 돌아올 듯합니다.

 

같은 색의 같은 모양의 패딩을 다시 산다는 게 기분이 썩 좋은 일은 아니었지만, 아무리 둘러보고 입어보고 해도 저 패딩만큼 가벼우면서 따뜻한 패딩이 없었기에 또 검은색이나 황토색은 싫었기에 결국 같은 모양 같은 색으로 주문했습니다.

 

이제는 정말 진짜 조심해서 잘 입어볼까 합니다. 이전 패딩은 비록 떠나보냈지만, 이번 패딩과는 오래도록 함께 하고 싶네요! 제발-

 

별의 별별 일이 다 있는 다사다난한 저의 하루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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